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번 ‘공직자 윤리’ 논란에 휩싸였다. 유럽 순방 기간이었던 지난 주말 스코틀랜드 남부 턴베리에 있는 자신의 호화 골프 리조트에서 머문 게 화근이 됐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 시각) 미 정부지출현황 기록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턴베리 리조트의 모회사인 SLC 턴베리 주식회사에 7만7345달러 35센트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SLC 턴베리 주식회사는 영국 중소기업청에 등록돼 있는 트럼프 일가 소유의 부동산개발회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직에 취임하면서 이곳의 소유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경영권을 장남과 차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에게 넘겨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신고한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그가 지난해 이 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약 2040만달러에 달한다.

스코틀랜드 남부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소유의 골프 리조트.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 사업에 대통령직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국무부의 이 같은 지출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순방으로 그의 제국이 수익을 냈다는 걸 의미한다”며 “모든 비용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위해 쓰였는지 여부도 내역만 봐서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 4월 7670달러를 리조트에 미리 지불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스코틀랜드를 방문하기 직전에 7만달러를 더 냈다. 나중에 낸 7만달러 중 3만달러는 객실 이용료, 나머지 4만달러는 호텔 시설 이용료 등에 쓰였으나 앞서 지불한 7670달러가 어디에 쓰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무부와 백악관은 답변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미국 정부와 관련된 일에는 비용만 청구할 뿐, 대통령 등의 체류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료들)이 만약 다른 곳에 머물렀다면 더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7월 14일 스코틀랜드 남부 턴베리에 있는 자신 소유 골프 리조트에서 미 CBS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여러 시민단체와 전직 미 공직자윤리국(OGE)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활동을 통해 직접적으로 이익을 얻지 않는다’는 공직자 윤리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 감시단체 ‘커먼코즈(Common Cause)’의 스티븐 스폴딩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수치스럽게 하기 위해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자신 소유 개인 사업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건 그 패턴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적자에 빠진 리조트에 일감을 몰아주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시작하기 전부터 턴베리 리조트를 노골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는 순방 기간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트위터를 통해 이곳의 장점을 피력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턴베리 리조트의 적자 규모는 2016년 현재 2300만달러에 이른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의 노먼 아이젠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턴베리 리조트 방문은 일종의 ‘인포머셜(정보 제공 광고)’로 보인다”며 “그는 이를 위해 유럽 순방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턴베리 리조트 방문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자신 소유 건물이나 골프장 등을 방문한 날은 모두 169일에 이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와 뉴저지, 버지니아에 있는 자신 소유 리조트에서 골프를 치고, 신년맞이 행사 등을 개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