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양예원(24)씨 노출 사진 유출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해 숨진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의 유서가 13일 공개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미사대교에서 투신 신고를 받고 출동, 갓길에 세워진 정씨 명의의 차에서 A4 용지 1장짜리 유서를 발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 9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미사대교에서 소방대원들이 투신한 스튜디오 실장 정모(42)씨를 찾는 수색 작업을 하는 모습.

이날 머니투데이가 입수해 공개한 정씨의 유서는 자필로 작성된 A4용지 한 장짜리로, 유서 아래에는 빨간 지장(指章)이 찍혀 있다. 정씨는 유서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경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정씨는 유서에 “감금, 협박, 성추행, 강요는 절대 없었다. 당당하게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고 싶었지만, 제 말을 믿지 않고 피해자라는 모델들의 거짓말에 의존한 수사와 일부 왜곡·과장된 보도로 인해 사회적으로 이미 매장당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내 인생은 완전히 끝났다”며 “이러다가는 진실된 판결이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고 너무 괴로워서 죽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억울한 누명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살고 싶었지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했다.

정씨는 투신한 지난 9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 22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로부터 사진 유포 혐의로 추가로 고소장이 접수돼 정씨를 소환 조사할 예정이었다”며 “최근 누드사진 최초 촬영자가 구속되면서 (정씨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투신 사흘 뒤인 12일 경기 구리시 암사대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씨에 대한 수사를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