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이 11일 막을 올렸다. 새벽까지 비가 내린 뒤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 대회 장소인 서울 목동야구장은 찌는 듯했다. 하지만 최고 권위의 청룡기를 향해 내달리는 고교 야구 선수들의 패기가 무더위를 날려버렸다. 첫날부터 시원한 홈런포도 세 방이나 터졌다.

◇개성고 9―0 충훈고(7회 콜드)

개성고 3학년 좌완 박지한이 6이닝을 무실점(4피안타·6탈삼진)으로 막으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속 140㎞에 육박하는 직구를 마음먹은 대로 꽂아 넣는 제구력이 돋보였다. 박지한은 작년 3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힘쓰느라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다섯 차례 선발 등판한 경기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채우며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다. 공격에선 6번 타자 신동수(2학년)가 4타점(4타수 2안타)으로 활약했다.

누구 손이 더 빠를까 - 11일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 개막전 4회말, 개성고 강성진(왼쪽)이 충훈고 포수와 홈 플레이트 승부를 벌이는 모습. 개성고는 9대0 콜드게임승을 거두고 2회전에 진출했다.

◇서울고 6―1 전주고

2016·2017년 연속 청룡기 준우승에 머물렀던 서울고는 장타를 앞세워 1회전을 통과했다. 3번 타자 백종윤(3학년)이 1회 첫 타석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비거리 110m)를 터뜨렸다. 이번 대회 1호 홈런이었다. 그는 "2스트라이크에 몰려 삼진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배트를 휘둘렀는데 중심에 맞았다"고 말했다. 포수 겸 4번 타자인 송승환(3학년)은 1―1이던 6회 말 결승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선발로 나선 사이드암 정우영(3학년)은 5와 3분의 2이닝 1실점(2피안타·7삼진)으로 호투했다. 6회 2사부터 8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은 구원투수 최현일이 승리투수가 됐다.

◇장충고 4―1 충암고

작년 대회16강전에서 충암고에 2대5로 역전패했던 장충고가 설욕전에 성공했다. 장충고는 4회 초 4번 타자 이영운(3학년)의 좌월 투런포(비거리 115m)로 앞서 나갔다. 충암고 최유현(3학년)도 7회 말 우월 솔로 아치(비거리 110m)를 그리며 맞불을 놨다. 충암고는 계속된 공격에서 연속 안타를 치며 무사 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삼진·병살타로 이닝을 마쳐 추격 기회를 놓쳤다. 장충고는 8·9회 초에 1점씩 추가하며 승리를 굳혔다.

◇안산공고 4―3 인천고

초반 흐름은 인천고가 잡았다. 4회 초 1사 만루에서 6번 타자 유상빈(2학년)의 2루타로 먼저 3점을 뽑았다. 안산공고는 5회 말 반격에 나섰다. 4번 타자 추진호(3학년)가 2사 1·2루에서 2루타로 2타점을 올리고, 좌익수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6회 말엔 상대 3루수 송구 실수 등 실책 2개와 희생번트로 1사 1·3루 기회를 잡고, 스퀴즈번트로 추가점을 뽑았다. 홍상욱 안산공고 감독은 "첫 경기가 고비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