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앨범 재킷 배경이 된 주문진 해수욕장의 버스정류장.

"이게 오빠들이 먹었다는 '방탄비빔밥'인가요?"

25평(82㎡) 남짓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유정식당엔 요즘 점심마다 긴 줄이 늘어선다. 대부분이 여자 손님이고 외국인도 많다. 이 가게는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년 전 연습생 시절 자주 들른 단골집으로 알려졌다. 최고 인기 메뉴는 방탄소년단이 자주 먹었다고 해서 '방탄비빔밥'이라 이름 붙은 흑돼지돌솥비빔밥. 가게 주인 강선자(65)씨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한 뒤 찾아오는 외국 팬이 부쩍 늘었다"면서 "멤버들이 앉던 자리를 찾아 앉고선 밥 먹다가도 방탄소년단 노래가 나오면 떼창을 한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 인기를 끌면서 이들이 다녀간 장소를 찾는 '방탄 투어'가 뜨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덕지순례(덕후+성지순례)'로도 불린다.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장소 네다섯 군데를 묶어 도장 깨기 하듯 하루 만에 둘러보고 소셜 미디어에 인증 사진을 올린다. 미국·일본·동남아·중남미 등지에서도 이 코스를 따라 한국을 찾는 해외 팬 방문이 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신년회를 연 곳으로 알려진 서울 압구정의 와인바 '라바트' 등 방탄의 숨결이 묻어 있는 곳을 싹싹 훑는다. 방탄소년단 굿즈(팬 상품)를 판매하는 'BT21' 캐릭터 스토어나 카페도 인기 코스다. 방탄소년단 멤버의 출신 학교나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 등 직접적인 연고지 말고도 이들이 손자국 동판을 남긴 건물 하나조차 관광 코스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사옥에 팬레터 놓고 오기도 필수 코스다.

유튜브에서 큰 인기인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지도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원도 강릉시는 아예 방탄소년단 '유 네버 워크 얼론' 앨범 재킷과 타이틀곡 '봄날'의 뮤직비디오 배경이 된 주문진해수욕장의 버스 정류장에 포토존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