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는 28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전 비서관은 이날 석방됐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을 회유하기 위해 국정원에서 특활비 5000만원을 받아 이를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 요청으로 국정원 예산이 '입막음' 용도로 쓰였다"며 "김 전 비서관이 먼저 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이상 횡령죄가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전 비서관에게 적용됐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그가 장 전 주무관에게 전달한 국정원 특활비는 청와대 민정실 직무와는 연관성이 없었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 청산' 수사를 벌이며 지난 1월 김 전 비서관을 구속했다. 검찰은 당초 그의 '윗선'이었던 권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해 그를 10여 차례 조사했다. 하지만 그는 특활비를 받은 건 인정하면서도 윗선에 대해선 함구했다.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측근'이란 사람들은 줄줄이 다 불었는데, 그만 유독 입을 열지 않은 것이다. 법정에서 재판장이 "거짓말을 한다"며 질책했는데도 그는 윗선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가 구속된 뒤 그의 가족 중 한 명이 구치소를 찾아 "징역형을 선고받더라도 윗선에 떠넘기지 말고 남자답게 안고 가라"고 당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재판부는 "김 전 비서관이 법정에서도 사건의 실체에 대해 함구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횡령금을 개인적으로 취득하지 않았고 5000만원을 법원에 공탁한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