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참전용사 희생으로 자유·평화 지키고 발전 이뤄"
"평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이고, 진정한 추모"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6·25 유엔 참전용사를 추모하면서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안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한국전쟁은 잊힌 전쟁이 아니다.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안에 추모의 벽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전몰장병 한 분 한 분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을 세계인과 함께 기억하고 기리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 서편에는 한국전 참전한 미군과 유엔군 병사들을 기리는 공원이 마련돼 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추모의 벽’은 이 공원 안에 새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한국전에 참전한 국가 이름과 사망자, 부상자, 실종자 숫자를 새겨둔 조형물이 있다.

앞서 미 의회는 지난 2016년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 건립에 관한 법안(Korean War Veterans Memorial Wall of Remembrance Act)을 의결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추모의 벽’은 참전자 명단을 새겨둔 조형물이다.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인근에 위치한 베트남전 참전기념 공원의 베트남 참전자 명단이 새겨진 ‘추모의 벽’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이 1500만 달러에 이르는 건립 비용을 모금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전경.

한편 문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늘 대한민국이 이룬 성취가 기적이라면, 유엔참전용사 여러분이 바로 그 기적의 주인공”이라며 “우리는 유엔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을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자유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었고, 오늘의 발전을 이뤄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자랑스러워하고, 가족과 후손들이 그 자부심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보다 많은 (참전용사) 분들을 한국에 방문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 방한이 어려운 참전용사께는 현지 행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의 후손과 한국의 청년들이 우정을 나누고 용사들의 삶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엔참전국 청소년 평화캠프’를 열고, 형편이 어려운 유엔참전용사의 후손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국내 유학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야말로 진정한 보훈이고, 진정한 추모"라며 “대한민국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보훈에는 국경이 없다. 전쟁의 고통에 맞선 용기에 온전히 보답하는 길은 두 번 다시 전쟁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저와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났다.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더는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약속했다”며 “북미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미국과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했고, 또 전쟁포로와 전쟁실종자의 유해 수습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의 유해 200여 구가 곧 가족과 조국의 품에 안기게 되며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들의 유해 발굴도 시작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도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 전사자와 실종자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이 신속하고 온전하게 이뤄지도록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말리아, 앙골라, 동티모르, 아이티의 복구 재건과 서부 사하라의 의료지원 임무를 완수했고, 지금은 레바논의 동명부대와 남수단의 한빛부대가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여러분이 우리에게 보내준 우정을 잊지 않고 인류 평화를 위해 보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려다 기상악화로 계획을 취소했다. 이에 유엔참전용사 추모식은 피우진 보훈처장이 주관해 약식으로 진행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기상악화로 헬기가 대기 중에 있다가 문 대통령께서 부산에 못가셨다”며 “경호처에서 헬기 대기 중에 최종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