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의 국경에서 미 국경순찰대에 적발된 밀입국 시도 부모와 어린 자녀가 생이별하는 사진들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반(反)인륜적"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미 언론은 이런 강경 단속의 '설계자'로 스티븐 밀러〈사진〉 백악관 정책 선임고문을 지목한다.

작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 주에 내린 행정명령인 '이슬람 7개국 국민에 대한 비자 중단'이나 밀입국 가족의 자녀 격리,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고 등 논란이 됐던 강경책의 배후엔 어김없이 32세인 밀러가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밀입국 적발 건수가 최고에 달하자 불법 이민자 부모와 미성년 자녀 격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는 자신이 논쟁거리가 되는 걸 개의치 않는다. 그는 지난 19일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인터뷰에서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한 '건설적 논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류(主流) 의견에 맞서는 그의 이런 기질은 진보 성향이 팽배했던 캘리포니아주 고교 시절부터 뚜렷이 드러났다고 CNN 등은 보도했다.

그는 학교 신문에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 외에 성(性) 기능 향상까지 신경 써서 콘돔을 나눠준다"며 "미성년 섹스는 법적으로 강간"이라고 비판했다. 또 테러에 대한 비폭력 대응을 주장하는 분위기에 맞서 "오사마 빈 라덴이 우리 학교에 오면 환영받을 것"이라고 썼다. "학교가 모든 공지를 영어와 스페인어로 하니까 히스패닉계 애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이라는 글도 논란이 됐다. 그는 듀크대 재학 시절에도 '크리스마스 폐지 반대' '이슬람·파시즘 각성(覺醒)' 캠페인을 벌이는 등 보수적 움직임을 주도했다.

애틀랜틱 먼슬리는 "이런 행동은 설득이 아니라 선동이 목적이었으며 백악관에서 똑같은 방식의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계에선 밀러를 마치 트럼프를 조종하는 '악의 근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의 목표와 전반적인 시각을 분명히 알기에 밀러는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정확히 인도하는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