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문턱은 높았다.
오는 8월 20일 금강산에서 열릴 이산가족 상봉 1차 참석자를 뽑는 추첨이 56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한적십자사는 25일 서울 남산동3가 본사에서 무작위 컴퓨터 추첨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의 5배수인 500명을 1차 상봉 후보자로 뽑았다. 남북 각각 100명씩만 만날 수 있지만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생존 이산가족은 5만6890명에 달한다.
이산가족 상봉자 추첨 선정 기준은 연령별 분포 비율을 고려하되 9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을 전체 상봉자의 50%로 정했다. 또 부부, 부자, 모자 등 직계 가족이 1순위, 형제자매가 2순위, 3촌 이상이 3순위로 배정됐다.
이날 추첨 현장에서 추첨 탈락을 확인한 이산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평안북도 철산군 출신인 박성은(95)씨는 “북에 남겨두고 온 동생들이 보고 싶은데 이번이 마지막 신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수도 없이 해 몇 번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차라리 한 달만 휴전선을 열어 가족들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황해북도 신계군이 고향인 이용녀(90)씨는 “1·4 후퇴 때 남편과 함께 피난을 왔는데 그 때 세 살 된 딸을 두고 왔다”며 “딸이 살아 있는지, 어디서 맞거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냈던 건 아닌지 궁금한데 그것도 확인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씨는 “대통령도 판문점에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왔는데 왜 나는 내 딸을 만나지 못하느냐”며 “판문점에 이산가족 면회소 좀 마련해 달라”고 애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1차 상봉 후보자로 선정된 500명을 대상으로 상봉 의사와 건강상태를 확인해 2차 상봉 후보자 250명을 선정할 방침이다. 이어 7월 3일까지 북한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주고받은 뒤 7월 25일까지 북한과 생사확인 회보서를 교환한다. 생사확인 회보서의 생존자 중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최종 선정하고 8월 4일 이산가족 상봉자 최종 명단을 교환할 예정이다.
최종 상봉자로 선정된 이산가족들은 상봉행사 전날인 8월 19일 방북 교육을 받은 뒤 20일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이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