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중·고교생 역사 교과서 교육과정과 집필 기준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민주주의'로 바꾸고,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라는 표현을 빼기로 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교육과정평가원이 마련한 이 같은 내용의 시안(試案)이 처음 공개됐을 때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했지만 교육부는 지난 21일 논란이 된 내용이 그대로 유지된 교육과정안을 발표했다. 야당들은 22일 "논란을 피하려고 꼼수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이낙연 총리 측은 이날 "말을 바꾼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총리는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집필 기준에) 동의하지 않는다. 총리가 동의하지 않으면 정부 입장이 아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교육과정평가원) 연구진의 개인적인 의견 단계를 어떤 부처의 공식 의견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교육부도 당시 설명 자료를 통해 "정책연구진이 마련한 안일 뿐 교육부의 공식 안이 아니다"며 "논란이 되는 부분은 향후 연구 과정에서 수정·보완하고 보다 명료화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총리는 당시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유'를 뺀 것은)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와 민주적 기본 질서의 차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실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총리 측은 이날 "당시 총리의 발언은 정부 차원에서 검토·논의하는 단계가 아니었다는 절차적 문제를 얘기했던 것"이라며 "이후 교육부에서 꾸준히 준비하면서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청와대도 지난 2월엔 집필 기준이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날 "청와대가 이번 사안을 주도한 것이 아니어서 별다른 입장이 없다"며 "교육부가 고심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교육부는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지난 19일 이 총리와 (발표 내용을) 협의했다"고 했다. 정부 입장이 아니라고 했던 집필 기준이 그대로 포함된 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도 "교육부 결정 사안에 대해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만 했다.
자유한국당 측은 "정부가 말을 180도 바꾸고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고 누구 하나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없다"며 "교과서를 갖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도 "역사 교과서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며 "역사 교과서 내용을 입맛대로 주무르겠다는 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