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는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를 묶어 지칭하는 말이다. 이 나라들은 지역적으로 근접해 있어 기후와 풍토 그리고 민족적 특성까지 유사하다. 또한 근대에 이르러 전쟁 없이 평온한 상태였으며, 산업혁명이 늦게 시작되면서 다른 유럽 나라들에 비해 수공예 전통을 오래 이어왔다. 이런 영향으로 가구·도자기·조명·섬유 분야에서 전통적인 수공예가 현대적 생활양식에 융화돼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1930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엑스포에 전시된 스칸디나비아 제품들은 진보적이고 극단적인 기능주의를 보여주는 독일의 바우하우스와 대조적으로 인간적이고 우아한 개성을 발산하며 각광을 받게 된다.

1933년 독일의 바우하우스가 나치스에 의해 폐쇄된 이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합리주의를 목표로 한 형태미를 추구하고 기능주의를 바탕으로 세계 가구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목재의 결을 그대로 살린 자연의 아름다움과 수공예적인 표현을 조화시킨 '휴머니즘 모던'이라는 독특한 북유럽 양식의 가구들은 덴마크의 아르네 야콥센, 한스 웨그너, 스웨덴의 브루노 매트슨, 핀란드의 알바 알토에 의해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한스 웨그너의 1950년 作 ‘와이-체어(Y-Chair)’.

이들 중에서 한스 웨그너(Hans J. Wegner, 1914~2007)는 전통적인 덴마크 양식을 대표하는 가구 디자이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신발 공방에서 기계 및 공구 다루는 법과 형태 감각을 키운 후 가구 제작소에서 소목장 교육을 받았다. 코펜하겐에서 예술 가구의 마이스터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과 함께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1943년부터 독립적인 건축사무소를 운영했으며, 1946년부터 1954년까지 코펜하겐 미술학교의 교수로 재직했다.

1950년 한스 웨그너가 디자인한 와이-체어(Y-Chair)는 등받이가 알파벳 'Y'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형태적 측면에서 중국 양식의 영향을 보여준다. 북유럽에서 많이 자라는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이 의자는 좌판을 갈대로 엮어 만들던 당시의 경향과 달리 종이로 만든 노끈으로 좌판을 엮은 새로운 시도였다.

스칸디나비아 가구에 주로 사용되는 나무는 강가에서 많이 자라 쉽게 구할 수 있는 너도밤나무와 자작나무다. 이외에도 유럽소나무, 떡갈나무, 서양물푸레나무가 사용되는데, 가구에 사용되는 목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스칸디나비아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를 사용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가구가 자연친화적이고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크림색처럼 환하고 밝은 나무의 색상에서 온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칸디나비아 가구의 특징은 원목의 자연스러운 무늬결과 가볍고 경쾌한 디자인으로 휴머니즘에 뿌리를 둔 기능주의를 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