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엔(UN)인권이사회 탈퇴를 선언했다고 외신들이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UN인권이사회는 4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UN 산하 기구다. 미국은 탈퇴 이유로 UN인권이사회가 비인도주의적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이사회가 이스라엘에 편파적인 성향을 가진 점도 문제 삼았다.

니키 헤일리 UN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배석했다.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UN인권이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회원국들이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베네수엘라, 사우디아라비아, 쿠바 등의 인권 침해 국가들을 이사회에서 제명하자고 제안했지만, 이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미국대사가 19일 미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인권이사회 탈퇴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인권 침해자들은 계속해서 이사회에 참여하고 선출된다”며 “세계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정권들은 계속해서 감시를 피하고 있고, 이사회는 그들에게서 주의를 돌리기 위해 인권 기록이 있는 국가들로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헤일리 대사는 “UN인권이사회는 오랜 기간 인권 유린자들의 보호자였고, 정치적 편견의 온상이었다”며 “소위 ‘인권이사회’라는 기구가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콩고민주공화국을 새 회원국으로 환영하는 것은 이름값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런 기구는 사실 인권을 침해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UN인권이사회는 인권 수호에 형편없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국들이 이사회에 속해 있다”고 했다.

헤일리 대사는 UN인권이사회의 반이스라엘 성향도 비판했다. 그는 “(UN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에 불균형적인 시각과 고질적인 적개심을 갖고 있다”며 “올해도 UN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 결의안 5개를 통과시켰고, 이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 결의안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스라엘을 향한 과도한 집중과 적대는 인권이 아니라 정치적 편견에 따르는 이사회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인권이사회가 인권을 남용하는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인권을 지키는 국가를 공격한다면, 미국은 어떠한 신뢰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다만, 헤일리 대사는 이사회가 개혁을 단행한다면 미국이 재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인권을 수호하기 위해 UN에 목소리와 투표권을 냈다”며 “우리는 계속 그렇게 할 것이고, 차후 (이사회의) 개혁이 이뤄진다면 재가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UN은 미국의 결정에 실망과 우려를 표했다. 스테판 두자릭 UN 사무총장 대변인은 “UN은 미국이 이사회에 남아있길 바란다”며 “UN의 인권 구호는 전 세계적인 인권 증진과 보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탈퇴) 결정은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에 역효과를 주고, 전 세계 학대 피해자들을 돕는 일이 어려워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CNN은 미국의 탈퇴가 전날 UN이 미국의 이민자 자녀 분리 정책을 비판한 데 따른 조치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UN인권최고대표는 전날 미국이 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 자녀를 부모와 분리하는 비양심적인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이드 대표는 이날 미국의 탈퇴 결정 소식이 전해진 뒤 “실망스럽다”며 “미국은 후퇴하지 말고 오히려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헤일리 대사의 용감한 결단에 감사한다”며 “수년 동안 UN인권이사회는 인권 수호의 임무를 배반한 편파적이고 적대적이며 반이스라엘적 기구임이 증명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