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으로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된 자유한국당은 15일 비상 의원총회에서도 서로 책임 공방을 벌였다. 특히 2016년 총선 당시 '진박(진실한 친박)' 논란으로 공천 갈등을 야기했던 친박계 의원 여러 명이 발언대에 올랐다. 김진태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콘크리트 우파가 30% 정도 있다는 게 입증된 만큼 더 이상 이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패인(敗因)을 분석하기보다는 당을 살릴 대안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탈계파, 탈정쟁, 탈이념"을 주문했고, 유재중 의원은 "당에 새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선교 의원은 "저를 포함해 홍준표 대표도 전당대회에 나서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이장우 의원은 "김무성 의원뿐 아니라 다른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도 이어져야 한다"며 "저도 결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엔 정종섭 의원이 다른 초선 의원들과 함께 성명을 내고 "지난 10년간 우리가 정부를 맡아서 운영해왔을 때 책임 있게 일했던 중진들은 은퇴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후 2016년 총선에서 이른바 '진박 공천'을 받았다. 당시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은 공천이 시작되기도 전에 정 의원 등 '진박'으로 분류되는 예비 후보들의 개소식을 돌며 지지를 호소해 '진박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 일각에선 "당의 몰락에 핵심적 역할을 했던 친박들이 쇄신을 논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친박이 아직도 제일 목소리가 크니 당이 이 지경까지 온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중진이냐 초선이냐를 떠나서 친박부터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