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각종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주 전 민노총 사무총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는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14일 그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는 2015년 3~11월 10차례 집회에서 차로를 점거해 교통을 방해하고, 그해 11월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민중 총궐기' 집회에서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시위로 경찰관 75명이 다치고 경찰 버스 43대가 부서졌다. 이후 체포영장이 발부된 그는 2년여 동안 민노총 사무실에 은신해 있었다. 경찰은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작년 12월 민주당사를 점거한 뒤에 체포했다.
그는 지난 11~12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민중 총궐기 집회를 진압한 경찰의 직무 집행이 위법한 만큼 이에 대항한 시위는 무죄"라고 했다.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이 전 사무총장이 피해 경찰관에게 사죄 의사를 표시하고 경찰 진압에 위법 요소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가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도 배심원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2016년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집회·시위 문화가 성숙돼 폭력 시위가 반복될 우려가 적다는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했다.
앞서 민중 총궐기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됐던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하다 지난달 21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이 때문에 이 전 사무총장에 대한 1심 판단이 상대적으로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두 사람 혐의가 상당 부분 겹치는데 형량이 너무 차이가 나는 측면이 있다"며 "집회·시위에 관대한 최근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노총은 이날 판결에 대해 "다시 현장에서 함께 투쟁할 자유를 확보한 이영주 동지의 석방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여전히 민중 총궐기는 무죄라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