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1일 저녁 비비안 발라크리쉬난(왼쪽)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함께 관광 명소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도착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심야 외출해 방문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1층 로비에 몰린 취재진과 시민들.

미북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두문불출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싱가포르 시내 투어에 나섰다.

인민복을 갖춰 입은 김정은은 이날 오후 9시쯤(현지시각) 방탄 벤츠를 타고 경호원들과 함께 호텔을 나섰다. 김정은의 심야 시내 투어에는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동행했다.

김정은의 첫 투어는 식물원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시작됐다. 이후 김정은은 싱가포르의 유명 관광지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날 김정은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리나 베이 일대에는 내외신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거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망대를 찾은 김정은은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 김정은은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인 에스플러네이드를 둘러봤다. 김정은은 밤 10시20분(현지시간)쯤 에스플러네이드에 도착, 주빌리브릿지에 올라 관광한 뒤 떠났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이 질문을 던졌으나, 김정은은 일절 답하지 않았다.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밤 김정은의 차량이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호텔을 나서고 있다.

김정은의 이날 ‘깜짝 관광’은 오후 8시쯤부터 예측됐다. 북한 관료들이 세인트 레지스 호텔 20층에서 로비로 내려와 다급하게 경찰을 찾았고 호텔 로비에는 80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이와 동시에 호텔 2층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50여명의 북한 관료들이 황급히 식사를 마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측 경호원 30여명은 이날 오후 8시 15분쯤 호텔 로비로 집결했다.

김정은이 찾은 마리나 베이 샌즈 일대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향후 북한의 관광특구 개발에 참고하기 위해 이곳을 둘러본 것으로 추측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받아들이면 미국은 자본투자,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 공언한 바 있다.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8년 6월 11일 저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이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호텔을 나선 가운데, 관광 명소인 머라이언 파크로 향하는 보행자용 다리가 봉쇄됐다.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8년 6월 11일 저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이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 레지스호텔을 나선 가운데, 관광 명소인 마리나 베이에 경찰선이 떠있다.

김정은이 싱가포르 시내 투어에 나선 가운데,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장이 현지 시각 저녁 9시 40분쯤 세인트레지스 호텔을 나서는 모습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송월 단장은 모란봉악단과 함께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은 두 시간 정도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본 후 현지시각 오후 11시 20분쯤 세인트레지스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