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고용 상황 악화 여파로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은 608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9%(1436억원) 늘어났다. 지난 3월(5195억원)에 월 지급액으로는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두 달 만에 6000억원을 넘은 것이다. 올해 실업급여 지급액은 1월 4509억원, 2월 4645억원, 4월 5452억원 등 매월 증가하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액이 치솟은 데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크다. 작년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실업급여 일일 하한액(최저임금의 90%)이 5만4216원으로 올라 기존 상한액(5만원)을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업급여 상한액이 6만원으로 20%(1만원) 올랐다. 실업급여 상한액이 1만원 오른 것은 1995년 고용보험 도입 이후 처음이다. 상한액 인상에 따라 올해부터 한 달에 받는 실업급여도 최대 1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늘어났다.

내년에는 실업급여 지급 수준이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오르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어나 지급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다음 달부터 시행하려 했으나 법안 통과가 늦어져 시행 시기를 미룬 상태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실업급여 지급 확대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는 향후 5년간 5조5363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 돈을 고용보험기금에서 충당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추계 기간을 5년으로 했지만 2023년 이후에도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며 "정부 추계는 최저임금 상승률을 최근 5년간 평균치인 7.4%로 가정한 것이라 인상률이 높아지면 필요한 재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한편 '5월 노동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1313만2000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3000명(2.6%) 늘어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00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보건복지(7만4000명)·도소매(5만2000명)·숙박 음식(4만2000명) 등 서비스업에서 총 31만7000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이를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관광객 증가 등 내수 회복의 신호로 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일자리 안정자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고용보험 가입을 신청 요건으로 하고 있다.

최영기 한림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