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가정법원 주변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A변호사가 최근 포털사이트에 광고를 시작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의뢰인들이 알아서 찾아오던 변호사였는데 시장 상황이 예전과 달라지면서 광고까지 한 것이다.
변호사 업계에선 무엇보다 이혼 사건 자체가 줄면서 생긴 변화라고 말한다.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 소송 사건만 봐도 변화는 확연하다. 2008년 1만1522건에서 지난해 7457건으로 35%가량 줄었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한 협의이혼 신청은 같은 기간 7449건에서 4215건으로 43% 줄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2~3년 내에 현재 3개인 합의재판부 중 하나를 없애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혼 사건 감소는 부부 사이가 화목해져서라기보다는 결혼 자체가 준 영향이 더 크다고 법조계 인사들은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32만7700건이던 결혼 건수는 지난해 26만4500건으로 줄었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저출산 여파로 결혼 건수가 준 것이 이혼 사건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소년범 사건'이 주는 것도 저출산 추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통 경미한 소년범 사건은 가정법원에서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송치 같은 보호처분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런 소년범 사건이 2008년 8757건에서 지난해 5752건으로 3000건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신생아 수가 46만명에서 35만명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반면 고령화로 인한 '성년 후견' 건수는 점점 늘고 있다. 성년 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법률행위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주로 치매 환자 등 나이 든 이들이 대상이 된다. 그런데 2014년 제도 도입 당시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후견 신청은 768건이었는데 지난해 1690건으로 늘었다.
변호사들도 이 시장에 몰리는 추세다. 지난달 대한변협은 변호사를 대상으로 '성년후견' 연수 과정을 마련했는데 신청 접수 1시간 만에 정원 200명이 다 찼다고 한다. 지난달 서울가정법원이 개최한 간담회에선 변호사들이 "사건 처리가 늦다"며 3개인 성년 후견 재판부를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법원과 변호사 업계 풍경도 조금씩 바꾸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