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지사 선거에 유권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배우 김부선씨와 사귀었다는 의혹을 두고 여야 후보 간에 폭로를 동반한 난타전이 벌어지면서다. 사전투표 첫날인 8일 오전 네이버의 '많이 본 정치 기사' 상위 10건 중 6건은 이 후보와 김부선씨 관련 내용이었다. 이 후보는 야당 후보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떠돌아다닌 마타도어(흑색선전)"라며 부인하고 있다. 의혹의 사실 여부에 따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거짓 주장을 한 쪽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김부선 교제?

기혼인 이재명 후보가 김부선씨와 교제했다는 의혹은 2010년 11월 처음 제기됐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지 넉 달 후다. 김씨는 당시 한겨레신문 인터뷰에서 "변호사 출신인 정치인과 교제를 했는데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고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씨는 이 유부남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인터넷에선 그가 '정치인인 L(이 후보의 머리글자)씨'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는 닷새 후 본인 인터넷 팬 카페에 "언론에 언급된 이니셜은 아니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2016년 1월 다시 불거졌다. 김씨가 페이스북에 '성남 사는 가짜 총각'을 언급하면서다. 김씨가 언급한 상대 남성이 이 후보란 루머가 돌자 이 후보는 김씨와 만난 과정을 밝히면서도 교제설은 부인했다. 이 후보는 당시 "2007년 대선 유세 후 단체 식사 자리에서 (김씨를) 소개받아 알게 돼 유세 현장에서 몇 차례 만났고 김씨 딸 양육비 문제를 상담해 준 게 전부"라고 했다. 이때도 김씨가 다시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과는 이런 일(딸 양육비 상담) 외엔 아무 관계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루머는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이 후보가 이번 지방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서 야당 후보들이 다시 김씨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야당 후보들의 의혹 제기에 "김씨가 2010년과 2016년 해당 남성이 내가 아니라고 밝혀 끝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날도 사전투표를 마치고 "여기 제 아내도 옆에 있지만, 분명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 후보들은 "이 후보가 거짓말하고 있다"고 공격하고 있다. 이 후보는 해당 의혹의 실체가 없다며 김씨의 과거 해명을 근거로 들어왔다. 그런데 지난 7일 김씨가 "2007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이 후보와 사귀었다"고 말한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이 후보 해명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2016년 말~2017년 초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음성 파일에서 김씨는 "15개월을 정말로 단돈 10원도 안 들이고 즐겼으면서 (나를) 허언증 환자라고 (몬다)"라고 했다. 과거 이 후보와 관계를 부인한 이유에 대해선 "논란이 너무 커져 팬카페 회원, 아는 기자의 조언에 따라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말했다.

막말 논란

자유한국당 남경필,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는 이 후보의 '막말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던 2012년 자신의 친형·형수와 통화에서 욕설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은 과거 선거 때도 논란이 됐는데, 한국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욕설 통화는 형님이 '시장의 친형'이란 점을 이용해 시정 개입을 하고 이권 청탁을 하는 것을 막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형수 박모씨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굴 어떻게 만나서 어떤 청탁을 했는지 밝히면 되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면서 "이 후보가 지어낸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