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

별똥 떨어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 날 가 보러, 벼르다 벼르다 이젠 다 자랐소.

―정지용(1902~1950)

어릴 적 여름밤이면 마당에 모깃불을 피우고 멍석에 드러누워 별 하나 나 하나 별들을 세다가, 별똥이 하늘에 하얀 금을 그으며 떨어지는 신비한 광경에 몸을 떨었다. 멀지 않은 앞산 기슭에 떨어진 것 같아 다음 날 그걸 줍겠다고 달려갔다가 헛걸음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옛 어린이들에겐 별똥 떨어지는 곳은 가보아야 할 아련한 미지의 세계였다.

별똥 떨어진 곳을 마음에 새겨 두고 언젠가는 가보리라 벼르다 그만 어른이 되고 말았다. 안타까워라. 성장해버린 어른에겐 더 이상 어린 시절의 파릇한 정감은 없다. 요즈음은 별똥별이 떨어지면 어려운 우주 천체 원리나 은하계 이론을 들며 설명하기 바쁜 세상이다. 어린이들 가슴엔 늘 비과학적인 꿈의 하늘이 열려있게 해 주었으면. 다 자라서도 꿈 기슭에서 놀게. 정지용이 문학 활동 초기에 쓴 이 시는 88년 전인 1930년에 태어나, 별똥만큼 아련하지만 파릇하긴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