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31일(현지 시각)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과 관련해 "(현시점에서) 공개되지 말아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미 정부는 지금까지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논의할 계획이 없다" "한·미 동맹 사이에서 다뤄질 일"이라고 밝혀왔는데,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회동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 기자가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앞으로 (미·북) 협상의 일부가 될 경우 한국, 그리고 일본과 같은 아시아 동맹국이 중국 영향력에 노출될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폼페이오는 "오늘도 그렇고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합의 결과가 어떠할지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미·북) 지도자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자유를 갖기 위해 공개되지 말아야 할 문제"라고 했다. 폼페이오는 "(주한미군) 감축은 분명히 미 국방부 이슈"라며 "오늘 얘기하지 않겠다"고 다시 말했다.

북한 핵폐기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된 이후부터 주한미군 문제가 미·북 간 논의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주한미군 주둔은) 북한과 협상에서도 논의할 이슈 중 일부"라고 말하고,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국방부에 주한미군 감축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 정부는 이 보도에 대해 부인했지만, 6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폐기에 따른 북 체제 보장 방안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에서 최근 주한미군 조정 문제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안다"며 "미 행정부와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 국책연구원은 "미국이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주한미군 문제를 일부러 모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합의를 할지는 예측 불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