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직 시 부적절한 일, 책임 통감·사과"
재판개입·인사 불이익 없었다고 해명
"재판 신뢰 무너지면 나라도 무너진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일 재판거래 의혹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일 “대법원장으로 재직하며 대법원의 재판이나 하급심의 재판에 부당하게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을 무슨 흥정거리로 삼아 왜곡하고 그걸로 거래를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재판 개입이 없었다는 것과 인사상 불이익이 없었다는 것 등 두 가지에 대해 "제가 양보할 수 없는 한계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 독립의 원칙을 금과옥조로 삼는 법관으로 42년을 살아온 사람이 어떻게 남의 재판에 간섭하고 관여하는 꿈을 꿀 수 있겠느냐”며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그 재판을 한 법관들에게 심한 모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일각에서 제가 관여하거나 목적을 위해 대법원 재판이 왜곡되고 방향이 잘못 잡혔다고 생각하고, 그걸 기정사실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법원 재판은 정말 순수하고 신성한 것이다. 그것을 함부로 폄훼하는 것은 견딜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 재판의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대법원 재판에 의구심을 품으셨다면 거둬주시기를 앙망한다"고 했다.

이른바 ‘튀는 판결’ 등을 이유로 법관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실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등) 정책에 반대를 한 사람이나 일반적 재판에서 특정 성향을 나타냈다고 해서 법관에게 편향된 조치를 하거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런 것을 갖고 인사상, 사법행정 처분에 있어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런 조치를 제가 최종적으로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단연코 말씀드린다"고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중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면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가 재직 시에 있었던 일 때문에 법원이 불행한 사태에 빠지고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사법행정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 특별조사단은 지난달 25일 "양 전 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정권에 우호적인 판결을 선별해 청와대와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문건을 만들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날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 “법원 안팎의 의견을 종합해서 형사상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