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이 부시게 연노랑빛 광채를 내는 신록의 절정.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왜 신록예찬이 나왔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나왔는지 이 계절 산으로 가보면 안다. 정말 노란 비단, 아니 황금을 깔아놓은 듯하다. 정말 눈이 부시다. 한동안 눈을 뗄 수 없다. 그냥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감탄조차 잊게 한다.
녹음으로 치닫는 신록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신록이 있기에 녹음이 있고, 녹음이 있기에 단풍이 있고, 단풍이 있기에 앙상한 가지가 보여 주는 설경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 순환은 자연의 이치이자 음양오행의 기본원리다.
아쉽지만 보낼 수밖에 없는 신록이다. 글귀만으로라도 오래 간직해 보자.
고 이양하 선생의 에 나오는 문구를 그대로 전한다.
‘봄 여름 가울 겨울, 두루 사시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중에도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우거진 이 때일 것이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 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오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우리가 비록 빈한하여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우리는 이런 한때 모든 것을 가진 듯하고, 우리의 마음이 비록가난하여 바라는 바 기대하는 바가 없다 할지라도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오는 바람은 다음 순간에라도 곧 모든 것을 가져올 듯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