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밥 사줘~."
남자들은 알까. 이 일상적인 한마디가 전국의 누나들을 심란케 하는 마법의 단어란걸.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라지만 전통적으로 가부장제였던 한국 사회다. 함께 밥 먹다 배시시 웃는 그의 미소에 그저 좋다가도 어김없이 한 생각이 따라붙는다. '계산은 연장자인 내가?' 나이와 결혼, 남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마냥 무시할 순 없는 현실의 경계를 자꾸만 상기시키는 연하남은 사실 애증의 대상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국민 연하남', 그것도 '무해(無害)하다'란 수식어까지 얻으며 이런 편견을 걷어낸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정해인(30·사진).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감정 연기로 '연하계의 모범답안' '1인 1가구 정해인 보급'이라며 호평받았다. 그의 연기는 좀 더 다채롭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 후 폭행 혐의를 받은 교도소 재소자(tvN 슬기로운 깜빵생활), 천재 학자(KBS 블러드) 등으로 분했다. 거리 멀어 보이는 캐릭터까지 찰떡같이 소화해 내는 비결로 "촬영장에서 음악을 달고 산다"고 했다. "집중에 도움 된다"고 한다. 무해한 남자가 추천하는 무해한 플레이리스트!
♪ 이문세 '사랑 그렇게 보내네'
2015년 이문세가 13년 만에 낸 정규 15집 '뉴 디렉션'의 수록곡. 시종일관 담담히 읊조리듯 부르는 이별의 감상이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잔잔한 연주에 잘 녹아든다.
"감정 신이 있을 때마다 이 노래를 고른다. 가사나 차분한 멜로디 덕분에 감정이입이 잘된다. 요즘 가장 자주 듣는 곡."
♪♫ 레이첼 야마가타 'Something in the rain'
미국 싱어송라이터 레이첼 야마가타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OST로 쓴 곡. '음색 깡패'란 별명답게 농도 짙은 레이첼의 목소리만으로도 이 곡을 고를 이유는 차고 넘친다. "평소에도 레이첼 야마가타처럼 잔잔한 어쿠스틱 보컬의 음색을 좋아한다. 차분하면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런 음색의 곡이 내 성격과 더 잘 맞는 것 같다."
♪♫ 카를라 브루니'Stand by your man'
원곡은 컨트리 싱어송라이터 태미 와이넷이 1968년 발표한 명곡.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이자 이탈리아 출신 가수 카를라 브루니가 지난해 발매한 'French touch'에서 다시 불러 수록했다. 잔잔한 포크 기타에 카를라 특유의 샹송 창법의 떨림이 겹쳐 흑백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막 사랑에 빠지기 직전의 두 남녀가 마주 보던 그 장면을.
"드라마에서 진아(손예진)와 빨간 우산을 함께 쓰고 갈 때 이 노래가 배경음으로 쓰였는데 퍽 인상 깊었다. 요새 비 오는 날이면 이 노래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