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남탕 예능인가요?"

최근 KBS가 선보인 새 예능 프로그램들을 놓고 소셜미디어가 와글와글하다. 남성 출연자 일색이라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 '남탕 예능'이란 신조어도 나왔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나물캐는 아저씨'. 전부 남자만 출연해 '남탕 예능'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KBS가 봄 개편 이후 내놓은 예능 프로그램엔 남성 출연자가 대부분이다. 음악 예능 '건반 위의 하이에나'는 정형돈 정재형 슬리피가, 관찰 예능 '1%의 우정'은 배철수 안정환 탁재훈 김희철이 진행한다. 지난 4일 시작한 파일럿 예능 '셀럽 피디'에는 양세찬 마이크로닷 허정민 강형욱이 출연했다. 다음 달 1일 첫 방송되는 '거기가 어딘데' 역시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 등 모두 남성들로 꾸려졌다.

이들 예능에서 오가는 대화들도 도마에 올랐다. "요새 하체 약하지?" "남자한테 좋은 나물이야" "밤에 티 나. 화장실 바로 옆에 소리 들으면 알아. 물소리부터 달라." 지난 4일 방송된 KBS 예능 '나물 캐는 아저씨'의 한 장면. 안정환 추성훈 김응수 등 '아저씨'들이 대거 나오는 야외 버라이어티에서 출연자들이 나눈 대화가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안겼다. 트위터에는 "회식 자리에서도 듣기 싫은 저질 아재 개그를 공중파 방송에서도 봐야 하느냐"는 반응이 올라왔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여성 출연자가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개그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영자 송은이 박나래 등 최근 주목받는 여성 방송인이 많은데도 유독 KBS가 '아재' 예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종편이나 케이블보다 공영방송인 KBS의 젠더 감수성이 훨씬 떨어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제작진들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건반 위의 하이에나'를 연출한 남성현 PD는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진행자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고른 것일 뿐 특정 성별을 따지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달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이 발표한 3월 예능 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 KBS에서 성차별성 내용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전체 56건 중 KBS2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SBS·tvN(각 7건), JTBC·MBN(각 6건)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에서 여성 방청객을 무대에 오르게 해 하녀 역할을 맡게 한 뒤 남자 개그맨들이 돌아가며 포옹을 하거나 '꼬리'를 친다며 폭력을 휘두르려 한 장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남자아이들에겐 '사나이' '의리'를 강조하면서 여자아이들에겐 핑크색을 좋아한다는 고정관념을 주입한 장면 등이 문제가 됐다. 양평원 변신원 교수는 "남성 출연자들로만 방송을 만들면 우리 사회 대표적 성이 남자라는 편견을 갖게 하므로 여성을 의도적으로라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람들은 대중매체에서 나오는 남성·여성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성평등적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