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사진>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모(필명 드루킹) 씨를 지난 19대 대선 전까지 모두 4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또 6·13 지방선거의 경남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경수 후보도 송 비서관을 통해 드루킹을 처음 만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20대 총선 직후인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8개월 새 드루킹을 총 4차례 직접 만났다. 김경수 후보 역시 송 비서관이 드루킹 일행을 만났을 당시 드루킹과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경남 양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송 비서관이 총선을 치를 당시 송 비서관 캠프에는 자원봉사자였던 A씨 부부가 있었는데, 이들이 드루킹이 조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송 비서관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일정담당 비서역으로 일했다.

A씨는 낙선한 송 비서관에게 “경공모 회원들과 모임을 갖자”며 김경수 당시 민주당 의원도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송 비서관이 이에 응했다. 송 비서관과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 7~8명은 지난 2016년 6월 김경수 의원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다. 이들은 20분가량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고, 이후 송 비서관과 경공모 회원들은 의원회관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정세 얘기를 나눴다.

이는 김 후보가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2016년 중반 즈음 김 씨가 의원회관으로 찾아왔다”고 진술한 바와 일치한다.

이후 A씨 부부가 주도한 경공모 일부 회원들이 송 비서관에게 “우리 사무실 구내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고, 송 비서관은 같은 해 11월 드루킹의 근거지인 경기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 식당에서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회원 10여 명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송 비서관은 지난 2016년 12월과 지난해 2월 드루킹이 포함된 경공모 회원 7∼8명을 자택 인근 호프집에서 만났다. 이 만남은 경공모 회원들이 송 비서관을 불러내 이뤄졌다.

송 비서관은 또 드루킹 일행을 만났을 때 여비 명목으로 이른바 ‘간담회 참석 사례비’를 두 차례 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송 비서관은 첫 두 차례의 만남 과정에서 소정의 사례비를 받았으며, 두 번째 만남 당시에는 ‘앞으로는 사례비를 받지 않을 테니 더는 지급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올해 4월 드루킹이 주도한 댓글조작 문제가 불거지고 김경수 후보의 연루설까지 제기되자 지난달 20일께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에 민정수석실은 추가 조사를 실시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드루킹 등의 경공모 회원들과 송 비서관 사이에 부적절한 청탁이나 대선을 돕겠다는 제안·거래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최근 사건을 종결했다. 송 비서관이 받은 간담회 참석 사례비 역시 민정수석실은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많지 않은 액수’로 판단했다.

송 비서관은 또 대선 이후에는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이 사안이 문 대통령에게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