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워싱턴DC에서 2차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차 중국을 향해 “몹시 버릇이 나빠졌다(very spoiled)”고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1차 무역회담 결렬 직전 중국에 ‘버릇이 없다’는 표현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양측이 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과연 그게(무역협상) 성공할까. 나는 의심스럽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의심하는 이유는 중국이 너무 버릇없어졌기 때문”이라며 “그들은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100% 얻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은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날 저녁엔 트럼프 대통령과도 별도 면담을 갖고 양국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부총리는 케빈 브래디 하원 세입위원회 위원장과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 등도 연쇄 접촉하며 미·중 무역 갈등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겨냥한 미국산 농산물 보복 관세 부과 계획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양측이 접점을 찾는듯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양측의 물밑 협상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함에따라 미국 정부가 중국에 지식재산권 침해 책임을 물어 추가로 관세 폭탄을 부과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은 금융시장 개방과 자동차 시장 규제 완화를 카드로 꺼내 보였으나 미국은 무역 적자를 줄일 획기적인 방안을 요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