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보〉(100~109)=올해 일본은 31명이 통합예선에 출전했으나 전원 8강에서 소멸했다. 2007년 제12회 대회 때 류시훈의 본선 진입 이후 11년째 지속된 '공수래 공수거'다. 20명이 참가한 대만은 결승에 오른 2명이 마지막 고비를 못 넘겨 12년 연속 통과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동양 4강과 서구권의 수준 차가 크다는 게 바둑 흥행의 가장 큰 약점인데, 그나마 일본과 대만마저 부진해 한·중 양강 구도로 굳어져가고 있으니 딱할 뿐이다.

흑이 ▲로 엄습해온 장면. 백이 여기서 101로 연결했다간 참고도의 수순으로 백 4점이 차단된다. 100이 불가피할 때 101이 놓이면서 마침내 흑이 우세해지기 시작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102의 큰 곳을 점령, 한숨을 돌렸지만 103을 맞고 보니 따끔하다. 좌상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는 흑 '가'의 패맛까지 감안하면 아직 한 집도 없다.

104로는 '나'가 급소지만 흑이 '다'에 뛰어들면 하변이 망가진다. 아래쪽에 조금이라도 힘을 실어준다고 한 칸 더 내려가자 이원영은 105, 107로 위쪽 포위망을 늦추지 않는다. 일단 108로 하변을 지켰지만 109를 당하니 백은 여전히 피곤한 모습. 젖히느냐, 느느냐를 놓고 왕하오양이 장고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