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의 시(詩) ‘별 볼 일 있는 별 볼 일’은 “별달리 할 일이 없으니 이별에 대해 말하려 해. 이 별에서 벌어졌던 이별에 대해”이란 문장으로 시작된다. 아무리 봐도 “이 별에서 벌어졌던 이별”이란 말이 내겐 말장난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별을 보면 늘 아프게 떠나보냈던 그리운 얼굴들이 가득하니 말이다.
천문학자 이명현의 책 '별 헤는 밤'에서 북두칠성에 대한 글을 읽었다. 북두칠성은 밤을 지새우면 어느 순간 꼭 볼 수 있는 별자리지만, 초저녁 무렵에 보기에는 봄철이 제격이라고 한다. 별자리에는 저마다의 전설이 있다. 누구나 별을 올려다보며 많은 것을 상상했으니, 다양한 이야기들이 생긴 것이다. 흥미로운 건 별자리엔 유독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에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영원한 클래식이다. 그 책을 읽고 감동받아 과학자의 꿈을 꾼 '코스모스 세대'라는 말이 존재할 정도다. '별 헤는 밤'에도 그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우주의 나이는 137억년. 칼 세이건은 우주의 나이를 쉬운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우주의 역사 137억년을 지구의 1년으로 축약해 본 것이다.
"우주가 탄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월 24일 첫 번째 별과 은하가 등장한다. 태양계는 가을이 시작되는 9월 9일에, 지구는 9월 14일에야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지구에 첫 생명체가 탄생한 것은 9월 30일 무렵이다…. 수퍼스타 부처님과 예수님은 12월 31일 밤 11시 59분 55초와 56초에 차례로 태어난 우주 쌍둥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 천문학은 31일 자정을 불과 0.2초 남긴 때에야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구한 우주의 시간 속 정말 찰나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137억년이라는 우주의 나이를 생각하면 한두 살 많고 적음이 무슨 상관이며, 서로가 구별되고 구분짓는 게 어떤 소용인가 싶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가닿고 싶은 그리운 땅의 지명을 호출했다. 한라에서, 백두에서 문득 바라본 별빛은 어떠할지 상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