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순수함을 누려야 합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단어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존중과 연민을 갖고 사용하는 법을 가르칩시다."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7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첫 단독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 관련 캠페인을 발표했다. 캠페인 이름은 '비 베스트(Be best·최선이 되자)'. 어린이·청소년 정신 질환과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남용, 그리고 소셜미디어 중독과 사이버 폭력 문제를 아동 복지의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7일 멜라니아 여사가 발표한 ‘비 베스트(Be best·최선이 되자)’ 캠페인 선언문에 서명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멜라니아는 그중 '소셜미디어 예절 교육'에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이날 짧은 가죽 트렌치 코트를 입고 나선 그는 10분간 연설에서 "아이들은 자기 감정을 다루거나 표현할 준비가 덜 돼 있어 사이버상에서 왕따나 약물중독, 자살 같은 파괴적 행위를 할 수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가르쳐 각자 최선의 인생 여정을 걷도록 도와주자"고 했다.

미국에선 1933년 엘리너 루스벨트의 단독 회견 이래, 퍼스트레이디들이 자신만의 정책 의제를 발표하고 추진하는 것이 관례화돼 있다. 낸시 레이건의 마약 퇴치, 로라 부시의 독서 교육, 미셸 오바마의 아동 비만 퇴치 등 비(非)정치적 의제에 국한된다. 그러나 멜라니아 여사의 이번 '사이버 폭력 퇴치' 주장은 상당한 정치적 화제를 낳고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 중독'과 상대를 가리지 않는 '막말'로 비판받기 때문이다.

언론들은 "멜라니아가 든 나쁜 예가 모두 바로 앞에 앉은 남편에게 적용되는 것"(CNN) "모순 활용의 최고봉이다…. 트럼프 면전에서 저런 훈계를 하고도 무사한 사람은 멜라니아뿐일 것"(워싱턴포스트)이라고 했다. 실제 멜라니아는 지난 3월 사이버 폭력 관련 간담회에서 "내가 이 문제를 논의하는 걸 모두가 회의적으로 보는 것을 잘 안다"면서 트럼프의 언행 문제를 간접 인정하기도 했다.

멜라니아의 독립적 모습에 대중도 호응하고 있다. 7일 CNN이 발표한 호감도 조사에서 멜라니아는 지난 1월보다 10%포인트 오른 57%를 기록했다. 1월 이후 트럼프가 포르노 배우, 플레이보이 모델과 벌인 혼외정사 스캔들이 보도되는 동안, 멜라니아는 남편에겐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어머니·퍼스트레이디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