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과 여야(與野)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를 위해 8일 만났지만 다시 결렬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의원 154명이 낸 '드루킹 특검법'을 민주당이 거부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재적은 293명이다. 과반(147명) 의원들이 낸 법안을 거부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말로는 수용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민주당원 등의 대선 댓글공작 및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 규명'이라는 특검법 명칭을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 진상 규명'으로 바꾸자고 한다. 수사 대상을 한정해 범위를 줄이자는 의도다. 드루킹 사건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건 소수 집단이 공론 장을 왜곡하고 선거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세력들 실체와 행태를 드러내고 네이버 등 포털 시스템도 바로잡으라는 것이 국민 요구다. 민주당은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이름도 법에서 빼야 한다고 한다. 수사 대상에 '여론 조작과 관련한 김경수의 역할'이라고 명기된 걸 문제 삼는 것이다. 김 후보는 드루킹에게 기사 인터넷 주소와 함께 '홍보해주세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의 보좌관은 500만원도 받았다. 이 돈은 인사 청탁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경찰이 밝혔다. 그런 김 후보 이름을 빼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수사 범위에서 '검찰·경찰의 수사 축소 의혹과 관련된 사항'도 빼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국민들이 큰 의혹을 갖는 내용이고 특검이 필요한 중요한 이유다. 그럼에도 이런 조건들을 붙이는 건 조건부 수용이 아니라 그냥 거부일 뿐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