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지난 4월 27일 중국 베이징 조어대(釣魚臺) 양위안자이(養源齎)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내외와 오찬한 뒤 이들을 환송하고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 전격 방문설이 돌고 있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은 8일에도 엄격한 교통통제가 시행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대북소식통은 이날 “지난 6일부터 공항과 영빈관 항구 인근 등 곳곳에서의 교통통제가 과거 중국 당 중앙의 고위급 인사가 찾았을 때보다 엄격한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와 동일한 기종인 일류신 62형 비행기가 고려항공 마크가 없는 상태로 7일 다롄 공항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이어 8일엔 일본 교도통신과 니혼TV 등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표시된 북한 전용기가 도착한 뒤 오후 4시 20분께 이륙했다고 전했다. 북한 발 비행기 2기가 7,8일 순차적으로 다롄에 왔고, 이날 오후를 기점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날 다롄 공항 관계자도 “정오 12시30분 부터 출입국 심사대 심사가 전면중단돼 오후 4시 40분에 재개했다”고 확인했다. 다롄공항은 앞서 7일에도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이착륙을 전면 금지한데 이어 출입국 심사대를 정오 12시 50분에야 열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한국행 다롄 출발 시간이 당초 10시30분에서 오후 3시 10분으로 늦춰졌었다.

이날 코트라 다롄 무역관을 찾은 한 바이어도 교통통제가 심하다고 전했고, 다롄 기차역 에서도 평소에는 없던 이동용 경찰초소가 등장했다고 현지인들이 전했다. 고위급 인사들의 숙소로 추정되는 방추이다오(棒槌島) 앞에서도 일부 도로 구간을 아예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추이다오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덩샤오핑(鄧小平) 등 북중의 지도부가 은밀히 회동하던 장소 중 한 곳이다. 2010년 5월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다롄을 방문, 방추이다오에서 리커창(李克强) 당시 부총리와 만찬 및 회동해 주목받았다. 중국 중앙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올때면 교통통제가 심해지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중국 다롄 방추이다오 방향 도로 교통통제

앞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에는 7일 오전 “지금 다롄에 있는 거의 모든 도시에 교통통제가 이뤄지고 있으니 중요한 일 아니면 외출을 하지 말라. 어제 오늘 내일까지”등의 글이 올랐다. 일부 네티즌은 “진메이(金妹, 김정은의 누이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지칭)가 왔다”고 댓글을 달았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최고위급 인사의 다롄 방문설을 확인해달라는 질문에 "현재 제공할 소식이 없다"면서 "북중은 가까운 이웃으로서 양국 간 정상적인 소통과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4월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함' 진수식이 열린 다롄항에서 8일 시험운항을 했을 것이라는 설이 도는 가운데 이 행사에 시 주석과 함께 북한 고위급 인사가 참석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동정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식 연설을 끝으로 8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말 특별열차편으로 베이징을 전격방문한 김 위원장이 전용기편으로 40여일만에 다시 방중했을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북중 정상회동이 이뤄지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중국을 우군으로 확실히 끌어들이겠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천명하기 위한 행보로 비쳐진다. 중국으로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6일 미국이 대북제재 및 인권 압박과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뿐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의 지체 없는 영구적 폐기까지 요구하고 나선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겅솽(耿爽)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관 각국의 공동 노력 아래 최근 한반도 정세가 일련의 적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국면은 어렵게 얻은 것이므로 각국이 귀중히 여기고 굳건한 신념을 지닌 채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6월 열릴 것으로 전해진 미북 정상회담은 날짜와 장소가 사실상 확정됐으면서도 미북간 이견이 커지면서 발표 시점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 다롄 북·중 최고위급 접촉설’을 묻는 질문에 “그 문제는 상당한 무게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전 연락을 받았느냐”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