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서 3선(選)에 도전하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추대하려는 전북 지역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이 최근 '촛불정신 완수를 위한 진보 교육감 김승환 후보 지지연대'로 모임 명칭을 변경하고 본격 활동에 나섰다. 이에 앞서 '전북 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민선언' 참가자들은 "일부 단체가 진보 교육감 후보 선출 논의를 일방적으로 시작했다"며 "더 큰 진보, 더 큰 민주주의가 싹틀 수 있도록 아름답게 퇴임하라"고 김 교육감을 압박했다. 전북 지역의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이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지난 선거에서 시민단체들의 교육감 후보 추대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중도 하차한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당시 진보 시민단체의 추대를 받은 곽 전 교육감은 같은 진보 진영 후보로 출마한 박모 후보에게 단일화 대가로 당선 이후 2억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돼 2년 3개월 만에 교육감에서 물러났다. 당시 보수·진보 진영이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가 되지 않을 경우 표가 분산돼 패배할 수 있다는 진보 진영의 우려 때문에 경쟁 후보에게 사퇴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만약 곽 전 교육감이 무슨 단체나 세력의 추대를 받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일정한 정치 성향을 띤 시민단체들이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이들의 선거 개입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향하는 교육감 직선제를 크게 훼손하기 때문이다. 헌법(31조)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2007년 여야 합의로 도입된 교육감 직선제는 정당 배제 원칙을 천명했다. '지방 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각 정당은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나설 수 없다면 정치화된 시민단체들도 그래야 하지 않나.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교육감 선거판을 들었다 놨다 하는 행태는 이번 선거에도 여러 지역에서 재연(再演)되고 있다. 이들은 보수·진보로 편을 가르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추대하고 있다. 정치색을 띤 시민단체들의 교육감 선거 개입이 중단되지 않으면 이로 인한 갈등과 분열이 교육의 발목을 잡는 일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