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론업체 이항이 4월 29일 저녁 시안 성벽 위에서 1374대의 드론으로 비행쇼를 펼쳐 평창동계올림픽 때 인텔이 세운 기네스북 기록을 깼다.

미국 인텔이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세운 1218대의 드론(무인기) 편대 비행 최다 대수 기네스북 기록이 지난 4월 29일 경신됐다. 중국 광저우(廣州)에 본사를 둔 드론업체 이항(億航·Ehang)은 이날 저녁 시안(西安)에서 1374대의 드론 쇼를 펼쳐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드론 택시를 비전으로 내세우며 2014년 창업한 이항은 이미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이 된 기업이다. 드론 택시의 안전성을 담보할 관제기술을 기반으로 2016년 드론 군무(群舞)쇼를 상업화하면서 전담 자회사 이항바이루촨메이커지(億航白鷺傳媒科技)를 만들었다. 이항은 비행쇼 참가 드론 규모를 2017년 2월 1000대, 12월 1180대로 계속 높여왔다.

1374대는 당(唐)나라 시절 만들었고, 명(明)나라 때 다시 세워진 시안 성벽의 재건이 시작된 해가 1374년이고, 성벽 길이가 13.74km인 것을 감안했다. 이항바이루는 오랜 중국 역사 문화와 과학기술 발전을 함께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항바이루가 생중계한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계정 화면에는 1374대의 드론이 노동절을 기념해 5.1을 공중에 표시하거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2기의 구호인 신시대(新時代), 개혁개방 40주년을 상징하는 ‘四十周年’ 같은 글자는 물론 시안 성벽과 낙타 고속철도 등 다양한 문자와 형태를 밤하늘에 그리는 모습이 나온다.

74대의 드론에는 홍색 비단이 걸쳐졌다. 이항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에 걸쳐있는 74개 국가의 공동번영을 축원하는 의미라고 전했다.

한 사람이 컴퓨터 하나로 드론 편대를 원격 조종하는 관제기술이 이항의 핵심 자산이다. 이항은 드론간 간격을 cm급으로 유지하는 관제기술 덕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항은 조종사 없이 탑승객만 태우고 300m 높이에서 시속 130km까지 속도를 높여 15km를 안전하게 비행한 드론 택시의 자율 비행 영상을 지난 2월 공개하기도 했다. 자율 비행하는 드론 택시나 비행쇼를 하는 드론 편대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충돌 방지 관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