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북한과도 논의할 이슈"라고 말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 안팎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30일 "평화협정과 관련한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 간 전혀 논의된 바 없고 현 상황에서 논의할 사항도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남북 또는 미·북 간 비공식 접촉에서 이 얘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이 최근까지도 주장해 온 단골 메뉴다. 북한은 2016년 '한반도 전역 비핵화'에 대한 5개 조건을 내걸면서 '남한에서 핵 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수전 손턴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는 "주한미군 철수는 미국이 고려할 (대북 안전 보장) 리스트에 들어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매티스 장관이 이와는 배치되는 얘기를 갑자기 꺼낸 것이다. 비핵화 막후 논의 과정에서 북한이 이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하려면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최소한 주한미군이 주둔하더라도 북한을 적대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서 주한미군의 성격, 규모, 역할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미국 핵 전략자산 한국 철수' '한·미 전략자산 훈련 중지'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작년에 경북 성주에 배치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도 철수하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신원식 전 합참작전본부장은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되거나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며 "주한미군도 규모가 축소되고 평화유지군 성격으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