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창업자 런정페이, 2012년 미국의 中 기업 조사 이후 OS 개발 직접 지시"
스마트폰⋅PC용 개발중...ZTE 미국 제재 탓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단 우려
삼성 추격 반도체공장 간 시진핑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술 높은 봉우리 올라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 스마트폰업체인 화웨이(華爲)가 애플의 iOS 및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수 있는 운영체계(OS)를 개발중이라고 신랑(新浪) 36커(氪)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 중국과 홍콩 매체들이 29일 보도했다. 화웨이가 개발에 나선 OS는 스마트폰 태블릿PC는 물론 PC용도 겨냥하고 있다.
화웨이는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가까운 미래 자체 OS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입장만을 보였다고 32커는 전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룽야오(榮耀)담당 총재인 자오밍(趙明)은 “자체 OS를 개발중이냐”는 최근 기자들의 물음에 “화웨이가 개발할 능력은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필요성은 없다. 구글과 밀접히 협력하고 있어 안드로이드 OS를 계속 쓸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화웨이의 자체 OS개발설이 또 다시 흘러나오는 배경엔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간 금지당한 ZTE가 지난해에만 4640만대를 판매한 스마트폰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큼 미국에 핵심기술을 의존해선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실제 전세계 2위 모바일 모뎀칩 개발업체인 대만 미디어텍 관계자를 인터뷰한 대만 언론을 통해 대만 당국도 ZTE에 대한 거래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자체 핵심기술 확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기술 수준이 삼성전자에 가장 근접한 중국 기업으로 알려진 우한신신(武漢新芯⋅XMC)을 26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현장에서 “반도체 기술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해야한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높은 봉우리에 올라야한다”고 강조한 발언이 28일 추가 공개된 것도 중국이 갖는 위기의식을 보여준다.
♢위기의식으로 뭉친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 창업자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의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가 2012년 미국의 ZTE 조사를 보면서 자체 OS개발을 지시했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 당시 그는 화웨이 임원 및 외부 전문가와의 좌담회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건 회사 경영의 한 부분이다. 곡식 끊기는 걸 원하지 않지만 안드로이드나 윈도8를 사용할 수 없게되면 화웨이는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자체 OS를 개발중이다”고 말했다.
런정페이 회장은 또 “미국의 첨단반도체를 적극 사용해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미국 기업들이)우리에게 반도체를 더 이상 팔지 않을 경우 자체 반도체를 대량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이미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자체 개발한 모바일칩 ‘기린칩’을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어낼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단말기용 모뎀칩 시장에서 퀄검이 33.2%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하이실리콘은 4.7%로 삼성전자(5.6%)를 바짝 뒤쫓고 있다.
런 회장은 잘 나갈 때 위기의식을 부추기는 경영자로 알려져있다. 화웨이가 처음으로 100대 중국 전자기업에 오른 2000년 “위기감이 있어야 10년을 더 생존할 수 있다”는 ‘화웨이의 겨울’이라는 글을 사내에 발표했다. 이후 2001년 일본을 시찰 한 뒤 내놓은 글 ‘북국(北國)의 봄”에서는 타이타닉 침몰론을 언급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선 2016년 여름 사내 강연에서도 화웨이가 타이타닉처럼 침몰할 수 있다는 위기론을 다시 꺼냈다.
그는 17년 전의 타이타닉 침몰론에서 “화웨이는 성장할 뿐 성공하지 못했다. 태평한 시기가 너무 오래 돼서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 이는 화웨이에 재난을 만들어낼 수 있다. 타이타닉호도 환호성속에서 출항했다. 끊임없이 문제를 발견하고, 탐색하고, 자안비판해야 화웨이는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런 회장은 외부 압력 탓보다는 스스로의 혁신 노력을 주문한다. “알은 외부에서 깨면 프라이가 되지만 안에서 깨면 공작(孔雀)이 나온다.”
♢화웨이는 ZTE와 다르다?
미국이 ZTE에 이어 화웨이도 이란제재 위반혐의로 조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화웨이에 대해 실제 제재가 이뤄지더라도 받는 충격은 ZTE에 비해 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중국 기업 가운데 위기 의식속에서 가장 강도 높은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곳이란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구비로 897억위안(약 15조 2490억원)을 지출했다. 매출(6036억위안)의 14.9%에 해당한다. 중국 인터넷 3인방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의 지난해 연구비 합계(389억위안)의 2배를 웃돈다. 화웨이가 최근 10년간 투입한 연구비만 3940억위안(약 66조 9800억원)에 달한다.
화웨이가 지난해말까지 확보한 지식재산권도 7만 4307건으로 90% 이상이 특허다. 화웨이는 지난해 국제특허를 4024건 출원해 전세계 1위를 유지했다. 2위인 ZTE의 2965건보다 35.7% 더 많은 수준이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도 1억 5310만대로 ZTE의 3.3배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중국에서는 기술혁신의 상징으로 통한다.하지만 화웨이의 자체 OS와 모바일칩 개발이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의 점유율이 99.9%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모바일, 삼성전자가 티젠, 노키아가 심비안 등으로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화웨이도 자체 개발 기린칩을 자사 제품에만 적용할 뿐 다른 스마트폰에 공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않는 리스크 분산 전략에 따라 자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중 하나로 자체 개발 칩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 추격 반도체회사 찾은 시진핑 내년 전면 양산때 재시찰 약속
미국의 ZTE 제재 이후 중국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론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2013년 국가주석에 오른 이후 26일 처음으로 중국 반도체 기업 XMC를 찾은 시 주석이 현장에서 행한 “중국몽 실현”언급 외 반도체 관련 발언 내용이 28일 추가 공개됐다.
중국 관영 CCTV와 후베이 TV 신화통신 등이 이날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시 주석은 XMC의 기술을 기반으로 건설중인 창장메모리(YMTC)의 32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의 진척 상황을 보고 받고 반도체 심장론을 강조했다.
“반도체는 사람의 심장과 같다. 심장이 강하지 않으면 덩치가 아무리 커도 강하다고 할 수 없다. 반도체 기술에서 중대 돌파구를 서둘러 마련해 세계 메모리반도체 기술의 높은 봉우리에 올라야 한다.”
2006년 설립된 XMC를 인수해 2016년 YMTC를 설립한 국유기업 칭화유니그룹의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은 시 주석을 수행하면서 오는 10월 양산예정인 공장이 내년에 전면 가동에 들어가는 데 그 때 다시 오기를 바란다고 청했고, 시 주석은 “좋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YMTC는 삼성전자가 2017년 양산에 들어간 64단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내년말까지 개발완료하고 생산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후베이TV는 산업보국(産業報國)이란 글자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린 YMTC 메모리반도체 공사 현장을 비추기도 했다.
또 자오 회장을 비롯 현장 임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반도체를 제조하겠다”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지어 조기에 시 주석이 만족하는 답을 내놓겠다”등의 다짐을 내보냈다. 시 주석이 시찰한 날 엘리베이터에서 51세 생일을 맞이했다고 공개한 자오 회장은 시 주석이 두차례 생일을 축하해줬다며 중국 반도체 산업에서 분투하는 사람들에 대한 격려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