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TV조선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한 건 TV조선 수습기자가 댓글 조작을 주도한 '드루킹'이 운영하던 사무실에서 태블릿PC 등을 가져나온 지 일주일 만이다. 해당 기자가 전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제출했는데도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런 모습은 경찰이 그동안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여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 증거는 드루킹 김동원씨와 휴대전화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문자와 기사 목록을 주고받은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휴대전화다. 그러나 지난 2월 초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직까지 김 의원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않고 있다. 휴대전화는 시간이 지나면 그 안의 내용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영장도 신청하지 않고, 김 의원에게 임의 제출하라는 요구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도 수사 착수 두 달여 만인 지난 3월 21일에야 압수수색을 했다.

드루킹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김 의원의 전 보좌관인 한모씨에 대한 수사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이 자금 흐름을 뒤늦게 포착해 지난 21일에야 언론에 공개했다. 그리고는 오는 30일에 한씨를 소환조사 하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