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사건으로 지난달 구속된 '드루킹' 김동원(49)씨가 "나를 파렴치한이나 사기꾼같이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다. 명예 회복을 위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의 변호인이 25일 밝혔다. 그러나 자신을 그렇게 모는 것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 변호를 맡고 있는 오정국 변호사는 이날 본지에 "김씨는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별로 묻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어 보였다"고 했다. 오 변호사는 처음 김씨 변호를 맡았던 사법연수원 동기 윤모 변호사의 부탁으로 사건을 맡게 됐다. 윤 변호사는 김씨가 만든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이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구속된 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신문을 꼼꼼히 보고 있다고 한다. 오 변호사는 "구치소에서 김씨를 처음 만났을 때 김씨는 여유 있게 웃으면서 '어휴, 힘든 사건 맡아주셔서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며 "안색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구치소에 있지만 위축된 모습도 아니라고 한다.

오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구치소 접견 시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나 때문에 떨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 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씨가 2012년 처음 인터넷에서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는 MB 아바타' 논리는 지난 대선에서도 안 후보에게 타격을 입혔다. 오 변호사는 "왜소한 외양과 다르게 김씨가 과시욕이 있고 자신을 포장하기 좋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김경수 의원 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는 다음 달 2일 첫 재판을 받는다. 오 변호사는 "재판은 빨리 끝날 것이다. 집행유예로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씨는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죄)는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