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리는 '법의 날' 행사에서 수여되는 국민훈장 무궁화장 서훈을 놓고 ‘코드 훈장’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1순위로 추천됐던 하창우(64·사법연수원 15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제치고 3순위였던 이석태(65·14기)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서훈자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법의 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서훈받는 이석태 변호사.

24일 정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법의 날 무궁화장 서훈자로 이 변호사가 의결됐다. 상훈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상정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창립 회원이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는 사무국장으로도 일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고 이후 민변 회장과 참여연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2014년 11월부터는 세월호 참사 특조위원장을 지냈다. 법무부의 탈(脫) 검찰화 이후 주요 보직에는 민변 출신 인사들이 임명되기도 했다. 서훈 심사를 총괄하는 황희석(52·31기) 인권국장과 이용구(54·23기) 법무실장도 민변 출신이다.

앞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달 15일 법무부에 올린 서훈자 추천안에는 하 전 회장과 윤호일(75)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가 1·2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 변호사는 3순위였다. 법무부는 하 전 협회장과 이 변호사의 추천 순위를 바꿔 행안부에 최종 후보자 명단을 넘겼다.

변협 집행부 일부는 "전직 변협회장들에게 최고 등급 훈장인 무궁화장을 수여한 것은 '법조 3륜' 중 변호사 업계 대표라는 위상을 감안해 이뤄진 일종의 관례"라며 반발했다. 실제 하 전 협회장 취임 직전인 2015년 초까지 대한변협 역대 협회장 8명 가운데 본인이 고사한 사례 등 2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훈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서는 하 전 회장의 보수 성향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 전 회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테러방지법에 찬성하거나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벌이는 등 현 정부 '코드'와 맞지 않아서라는 얘기다.

한 변협 관계자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테러방지법 찬성 등과 관련해) 하 전 회장이 부적절한 행보를 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굳이 이런 문제로 훈장 서훈을 못하겠다는 것은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챙기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포상심의위원회가 업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