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제2의 드루킹' 사무실 색출을 위해 경기도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파주출판단지) 내 입주 업체 전수조사를 지시〈사진〉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곳에 불법 입주한 정체불명의 느릅나무출판사가 정식 출판사가 아닌 '드루킹' 김동원(49)씨의 댓글 조작용 사무실로 밝혀지면서 정부가 출판단지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유령 사무실을 더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2005년 완공된 파주출판단지는 현재 출판·인쇄 등 363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한 출판사 대표는 "단지 내 간판 없는 사무실이 많다"며 "뭐 하는 곳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지난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에 이 같은 내용의 협조 공문을 내려 보냈고, 산단공 측은 파주출판단지 내 출판사들에 '4월 23일부터 전체 입주 기업체를 대상으로 입주 현황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돌렸다. 23일 본지가 입수한 공문에는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사업자의 산업단지 내 무단 입주와 관련해 임대차 현황 등 실태 조사를 실시하겠다' '조사원 방문 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체부의 갑작스러운 조사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파장이 여당 쪽으로만 집중되자 야당 성향의 또 다른 드루킹을 찾아내려는 시도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날 공문을 받은 한 출판사 대표는 "조사 자체는 할 만하지만 그간의 관리 소홀을 무마하려는 '뒷북' 조사로도 보인다"고 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최근 드루킹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사태 파악에 나선 것"이라며 "청와대나 장관의 직접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산단공은 파주출판단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 요청으로 경기도 내 탄현국가산업단지(조립금속·첨단산업 등)와 양주홍죽산업단지(섬유·화학·기계 등)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