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23일 "이번 선거가 민주당을 통해 부산의 정치권력을 바꾸는 첫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와 만나 "부산에서의 1당 독점 시대를 이제 끝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 후보는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나선 부산시장 선거에서 떨어진 뒤 2006년, 2014년에도 낙선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4번째 도전이다. 오 후보는 "그동안은 실패했던 게 아니라 준비한 것이었다"며 "이제야 시민들이 진정성 있는 지지를 보내주는 느낌"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축산물시장을 방문해 시장활성화 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부산 북구 축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이번엔 한번 시켜주이소"라며 상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민주당 당색인 파란색 점퍼와 운동화 차림이었다. 한 60대 여성 상인은 "몇 번이나 나왔으니까 이번엔 진짜 한번 하이소"라며 오 후보 손을 잡았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오 후보는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지만 49.34%를 얻어 자유한국당 서병수 현 시장(50.65%)에게 1.31%포인트 차이로 졌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서 시장을 앞서고 있다. 오 후보는 이번에도 맞붙게 된 서 시장에 대해 "시민들에게 물어보면 서 시장이 지난 4년간 뭘 했는지 모른다고 한다"고 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예술인들이 모여 생활하는 구포동 창조문화활력센터도 방문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부산 경제 이야기를 꺼냈다. 오 후보는 "특정 세력이 지난 20여년간 부산을 지배했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 것"이라며 "그동안 부산이 제2 도시의 위상까지 위협받는 등 엄청나게 퇴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서병수 시장이 지난 선거 때 이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면서 시장직까지 걸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김해공항 확장을 이유로 어물쩍 약속을 파기했다"며 "부산을 위한 백년대계로 이를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약속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도 실현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 문제 등을 잘 풀어서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그야말로 꿈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오 후보는 "제가 부산을 잘 안다고 하지만 이쪽(진보 진영) 지지도가 올라가면 선거를 앞두고 보수 쪽도 뭉칠 수밖에 없다"며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오거돈이 문재인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이 오거돈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꼭 부산의 중도·보수 세력까지 아울러서 부산의 정치권력을 교체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범여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놨다. 오 후보와 서 시장 외에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 정의당 박주미 후보 등이 뛰고 있다.

오 후보는 최근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같은 당 김경수 의원의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대해선 "김 의원 평소 성품으로 볼 때 큰 문제를 만들 사람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문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는 있지만 시민 여론이 달라지면 제가 여당 속의 야당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