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다저스)은 2018시즌 팀의 5선발 투수다. 팀 사정에 따라 등판 일정이 들쭉날쭉하다. 최근 등판 간격은 8일, 6일, 5일로 일정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각) 열린 미 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워싱턴 내셔널스를 맞아 7이닝 무실점(2피안타 3볼넷) 쾌투로 팀의 4대0 승리에 앞장섰다. 3경기 연속 선발승을 따내며 팀 내 다승 1위,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2위(3승)로 올라섰다.

메이저리그 올 시즌 첫 노히트 노런… “면도 크림 벼락도 즐거워” - 얼굴에 ‘크림 벼락’을 맞아도 기분 좋은 날이었다. 미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좌완 션 머나야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올 시즌 첫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운 뒤 동료들의 축하 세례에 얼굴이 면도 크림 범벅이 된 모습. 머나야는 이날 레드삭스를 상대로 볼넷 2개만 내주고 무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완벽투구로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이날 공 89개(스트라이크 58개)를 던져 삼진 8개를 잡았다. 결정구는 직구,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이상 2개씩)로 다양했다. 직구 속도는 최고 시속 93마일(150㎞)까지 끌어올렸다. 내셔널스의 선발 투수는 앞선 두 시즌에 15승씩을 따내고, 이번 시즌 들어서도 2승을 올린 '제2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였다.

다저스는 2회 작 피더슨의 선제 1점 홈런으로 기선을 잡았다. 류현진은 3회에 안타와 볼넷 2개를 내주면서 2사 만루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4회엔 세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고, 5~7회도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7회 말 2사 후 류현진 타석 때 대타로 나온 다저스의 엔리케 에르난데스는 스트라스버그를 두들겨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다저스는 8회에도 코디 벨린저의 2점포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7이닝 2실점·10탈삼진·패전)와의 마운드 대결에서 판정승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3과 3분의 2이닝 3실점)만 부진했을 뿐, 이후 3경기에선 19이닝을 2자책점(25탈삼진)으로 막았다. 2.87이던 평균자책점은 1.99로 낮췄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8개 이상 탈삼진 쇼를 펼치면서 2014년 7월 이후 45개월여 만에 3연승을 달렸다.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가 오른손 투수 중 최정상급이라서 최소 실점을 하자는 마음으로 집중해서 던졌다"면서 "제구가 안정되면서 좋은 투구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 꼽힌 다저스는 아직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팀 중 3위(9승10패)에 머물고 있다. 팀의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는 전날 내셔널스에 4점(7이닝)을 내주고 시즌 3패째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이 팀 내 최다승을 일구며 희망을 안기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14승을 올린 그는 2015년 왼쪽 어깨 수술을 하면서 2016년까지 2년간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작년은 풀타임 복귀(5승9패·평균자책점 3.77)에 의의를 두는 정도였다.

다저스와의 6년 계약 마지막인 올해는 출발이 좋다. 다만 류현진이 승리의 제물로 삼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내셔널스는 현재 리그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가 앞으로 성적 좋은 팀을 만났을 때도 '코리안 몬스터'다운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과제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은 수술 후 섬세한 주의가 필요한 투수가 됐다"면서도 "올 시즌엔 그가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2013년 9월 17일 다이아몬드백스전(8이닝 2자책점·패전) 이후 8이닝 이상을 소화한 적이 없다. 류현진은 2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