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는 21일 전라남도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면담한 자리에서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우고 나면 새로운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자 총리실은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했지만 총리가 세월호 괴담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만한 소지가 다분하다.

이 총리가 말하는 의혹이란 결국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한 것이다. 드루킹 같은 댓글 공작단들이 퍼뜨려온 대표적인 세월호 괴담이 잠수함 충돌설이다. 잠수함이 세월호처럼 큰 배와 충돌하면 그 역시 침몰하거나 대파될 수밖에 없다. 사상자 발생도 불가피하다. 이 모든 걸 숨길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고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세월호 상부, 하부, 우측면은 다 드러나 있고 좌측면도 인양 과정에서 훑어봤는데 특이 사항이 없었다고 해양수산부가 밝혔다. 세월호 선체를 바로 세운다고 새로 드러날 사실이 뭐가 있겠나.

세월호는 상부 불법 증축과 평형수 부족, 부실한 화물 고박에 운전 실수가 모두 겹쳐져 침몰했다. 이 경우에 침몰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정밀한 수사와 조사로 다 밝혀졌다. 그런데도 무언가 다른 것이 있는 양 괴담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여행 중에 참변을 당한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하는 것과 같이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할 일이 아니다. 국무총리라면 주변에서 무책임한 선동을 하더라도 "차분하게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진정시키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