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를 막기 위해 ‘긴급국제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77년 제정된 이 법은 미국 대통령에게 ‘이례적이고 특별한 위협’에 대응해 국가 비상 상황을 선포한 뒤 특정국의 자산 거래를 차단하거나 동결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미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M&A 시도 등에 즉시 개입할 수 있는 장치로, 반도체나 5세대(5G) 이동통신 등에 대한 중국 투자가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헤스 타버트 미 재무부 차관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IEEPA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IEEPA 적용 방안은 올해 초부터 거론돼온 미국의 대중 압박용 카드였는데, 미국 당국자가 이러한 사실을 공개 석상에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인수에 제동을 건데 이어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관세 폭탄을 매겨 온 미국 측이 중국을 겨냥한 다음 조치는 투자 제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통상전쟁을 시작하면서 지식재산권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한편, 중국은 지난 19일 미국산 부틸 고무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데 이어 20일에는 펄프에 반덤핑 관세 연장 판정을 내리며 미국 측에 압박을 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 조치를 받은 수입 상품이 중국 업계와 상품 가격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 미국, 캐나다, 브라질산 수입 펄프는 중국 국내 펄프 산업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2014년 결정된 반덤핑 조치를 계속해 유지한다”고 판정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추톈카이 주미중국대사는 이날 하버드대에서 열린 연설에서 “미국 측이 무역전쟁을 고집한다면 중국도 끊임없이 반격할 것”이라며 “무역전쟁은 미·중 관계의 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