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무기 세일즈’에 나서기 위해, 무기거래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무장 무인 항공기(드론)의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
백악관은 19일(현지 시각) 성명서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새 재래식 무기이전(CAT) 정책과 무인항공시스템(UAS) 정책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성명서에서는 이 정책들이 ▲동맹·우방국과의 관계 구축 ▲미 방위산업 성장 ▲일자리 창출 ▲국가 안보 이익 증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CAT 정책은 미 행정부가 제안된 무기 이전을 검토·평가하고, 미국 기업의 상업적 무기 거래를 승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물론 해외 주재 군인도 적극적으로 무기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미 정부의 감독 기능은 유지한다. 무기 수출로 ▲미국 국가 안보가 위협을 받거나 ▲군비경쟁을 촉진하거나 ▲미군 방어체계가 영향을 받을 경우, 의회의 검토를 거쳐 미 정부가 거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 티나 카이다노 미 국무부 차관보는 “앞으로 60일 안에 방위산업 관계자들과 협력해 해외 무기 수출을 더 빨리 승인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했다.
새 CAT 정책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동맹국과 협력국에 대한 무기판매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통상 국방부와 국무부의 관료주의로 인해 승인이 내려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리지만, 그 과정을 단축하고 있다”며 “이제 수일 안에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산 무기 수출 홍보를 위한 세일즈맨을 자처해왔다. 그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구입한 데에 감사 표시를 하고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 내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사실상 무기 구매를 압박했다. 지난달에는 무함마드 빔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담하고 사우디에 대전차 미사일 6700기 등 1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무인항공시스템(UAS) 정책은 미국의 동맹국과 우방국들에 드론 수출을 규제한 기존의 정책을 완화한 것으로, 미국 업체들이 미 정부를 통하지 않고도 무장 드론을 해외에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복잡한 레이저 검증 절차도 없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무인 항공 기술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전 행정부의 과도한 수출 제한 정책으로 판매가 어려웠다”며 “이는 중국을 비롯한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규제 완화로 미국이 일본이나 한국 등 동맹국 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동 우방국에도 드론을 수출할 수 있게된 점에 주목했다. 세계 드론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시장 점유율이 중국과 이스라엘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지적이다.
세계 드론 시장은 향후 10년간 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청두항공기공업그룹이 개발한 드론 ‘윙룽’에 대해 미국의 최신형 무장 드론 ‘MQ-9 리퍼’의 복제품이라고 깎아내리며 중국을 견제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미국의 무기 수출 관리가 허술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권을 탄압하는 국가나 조직에도 미국산 무기가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AP는 무기 판매 규제를 주장하고 있는 미 의회와 인권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