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렬(60·사진)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전 지검장은 검사 출신으로는 처음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었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영준)는 20일 후배 검사들에게 저녁 식사와 함께 격려금을 제공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된 이 전 지검장에 대해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상급자가 위로·격려·포상 등을 목적으로 하급자에게 지급하는 금품’에서의 상급자가 ‘같은 기관 소속의 명령·복종 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검찰 주장은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했다. 이어 “이 전 지검장과 법무부 과장들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계층구조의 상·하급자에 해당한다”고 했다.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사본부장으로서 특수본 지원업무를 수행한 법무부 검찰국 간부들과 만찬 등을 한 것은 명목상은 물론 그 실질도 격려금이 맞다”면서 “만찬의 성격과 시기, 경위 등을 종합할 때 청탁금지법 적용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이 전 지검장은 작년 4월 21일 특수본 간부 6명, 법무부 간부 3명과 함께 서울 서초동 한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특수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한 지 나흘 뒤였다. 이 전 지검장은 이 자리에서 당시 후배 검사인 법무부 검찰국 소속 과장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격려금 명목으로 건네고 9만5000원 상당 밥값을 내줬다. 법무부 과장들은 이튿날 격려금은 반납했다.
언론 보도로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5월 감찰을 지시했다. 청탁금지법은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제공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법무부와 대검은 합동감찰반을 꾸린 뒤 이 전 지검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기고 면직 처분했다. 면직은 검사징계법상 해임에 이은 가장 높은 수위 징계로 2년간 변호사 개업도 제한된다.
앞서 1심은 식사 제공은 상급자의 격려·포상에 해당하고 격려금만으로는 100만원을 넘지 않아 처벌대상이 안 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같은 장소·목적에서 제공된 것을 분리해 판단한 것은 적절치 않으나, 결론적으로 타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