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51)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모(49·필명 드루킹)씨에게 총 10건의 인터넷 기사주소(URL)를 보냈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김 의원으로부터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내용을 전달 받은 ‘드루킹’은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댓글 조작을 직접 의뢰했다고 의심할만한 대목이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지사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드루킹 김씨에게 모두 14건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가운데 10건의 메시지는 URL을 포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이 공개한 URL 10건은 2016년 11월 25일부터 2017년 10월 2일까지 나온 언론보도다. 10건 중 언론사 홈페이지 링크 2건을 제외한 8건은 모두 네이버 링크다. 대선 이전 문재인 후보 인터뷰와 대통령 후보 시절 문 후보를 둘러싼 소문 관련 보도, 합동 토론회, 대선 후 내각 인사 등의 기사와 김경수 의원 인터뷰 등이 포함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 의원이 직접 인터넷 기사를 보낸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드루킹이 저지른 ‘댓글 조작’이 지시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더 커지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를 보낸 시기는 지난해 대선 경선 쯤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그간 김 의원은 ‘드루킹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해왔다. 지난 14일 1차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무리한 인사 청탁을 했고, 이를 거절하자 반(反)정부 댓글을 조작했다”고 했고, 이틀 뒤인 지난 16일 2차 기자회견에서도 “(문재인)후보 관해서 홍보하고 싶은 기사가 (제 3자를 거쳐) 혹시 드루킹에게도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경찰이 확보한 물증(텔레그램 메시지)에 따르면, 김 의원의 이 같은 대국민 기자회견이 거짓이라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게 됐다. 김 의원은 이날 경남도지사 출마선언을 하면서 "정쟁중단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특검을 포함한 어떤 조사에도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드루킹 김씨가 텔레그램 단체 대화창에서 댓글 조작을 지시하고 있다

경찰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된 모양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이 관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김경수) 수사는 앞서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김 의원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대해서는 “(김 의원이) 대부분 읽지 않았다. 가끔 감사하다는 정도였다”고도 했다.

경찰 측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직접 인터넷 기사주소를 보냈다는 사실은 수사보안이기 때문에 그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드루킹 사건’ 수사를 시작(2월 7일)한 지 72일이 지난 현재까지 압수수색 등 김 의원에 대한 강제수사를 집행하지 않고 있다. 댓글 수사 경험이 있는 사정당국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오히려 국민적 의혹을 키우고 있다”면서 “(용의자가)작정했다면 이미 관련 내용은 삭제되고 중요 증거물도 폐기되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