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이란과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기사를 연달아 게재하는 등 중동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습, 미국이 파기를 시사하고 있는 이란 핵 합의가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에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란·시리아와 대량살상무기(WMD)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왔으며, 지금은 미국의 제재·압박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동신문은 16일 "(이란은)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미사일 계획을 계속 실행해 나가고 있다"며 "이란은 자국의 미사일 계획이 핵 합의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북한이 이란의 주장을 빌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미국과 비핵화 합의를 하더라도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공언한 미사일의 양산(실전 배치)을 강행하겠다는 속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언급은 이란 핵협정이 다음 달 파기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인권 유린 등이 합의 정신에 어긋난다며 "협정이 수정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이란 핵협정을 깨든 이란이 재협상에 합의하든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된다"고 했다.
노동신문은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도 17일 "미제가 노골적인 군사적 간섭과 압살 책동에 발광할수록 시리아 인민의 조국 수호 정신은 더욱 견결해지고 있다"며 "우리 인민은 시리아 정부와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낸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군사 옵션'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북한도 매우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도 미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 일단 (비핵화) 합의를 하면 그것을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