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회의를 하던 중 광고 대행사 직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물을 뿌린 혐의와 관련한 것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17일 조 전무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 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일부 참석자는 경찰에서 "조 전무가 종이컵에 든 매실음료를 던졌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유리컵을 던졌다"는 참석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 행위는 드문 일이지만 다른 직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실제 이런 일을 처벌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풀어봤다.
―조 전무가 물을 뿌렸다면 처벌 대상?
"사실이라면 폭행에 해당한다. 사람을 때리지 않아도 상대 신체에 해를 끼칠 의도로 하는 행동은 모두 폭행이 된다. 2015년 서울중앙지법은 부동산 중개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종이컵에 든 물을 뿌린 주부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무는 "컵을 바닥에 던졌고, 그 과정에서 물이 튄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문제없나?
"유리컵을 바닥에 던졌어도 바로 옆에 사람이 있었다면 폭행이 될 수 있다. 발에 맞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이 없는 공간에 던진 것이라면 처벌이 어렵다."
―만약 상대에게 유리컵을 던졌다면 어떻게 되나?
"형법의 '특수 폭행'이 된다.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폭행이기 때문이다. 특수 폭행은 징역 5년 이하로 폭행죄(징역 2년 이하)보다 처벌이 무겁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결재 서류를 던져도 죄가 되나?
"딱딱한 결재판을 던졌다면 사람이 다칠 수 있어 특수 폭행이 될 수 있다. 볼펜을 던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류만 던졌다 해도 폭행이 될 수 있다. 물을 뿌린 것과 마찬가지로 위협적 행동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의 중 상사가 고성(高聲)을 지르는 것은 어떤가?
"귀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면 이론적으로는 폭행죄가 될 수 있다. 사람의 청각(聽覺)에 해를 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처벌 사례는 거의 없다. 그냥 소리를 질렀다면 처벌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회의 장소에서 소리를 지르면서 욕했다면 모욕죄가 된다. 공개적 자리에서 '○○씨는 근무 평정이 꼴등이야' 하는 식으로 얘기하면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
―'갑질' 증거 잡으려고 녹음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없나?
"통신비밀보호법은 대화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청취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이다. 회의 참석자가 녹음했다면 대화 당사자이기 때문에 몰래 녹음해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 직원이라도 회의 참석자가 아닌 사람이 몰래 녹음했다면 처벌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