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송을 시작한 tvN '숲속의 작은집'엔 요란한 BGM이나 효과음이 없다. 대신 새가 지저귀거나 빗물이 지붕을 때리는 소리, 나무를 사각사각 사포질하는 소리 등이 담겼다. 스스로를 ASMR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연출자인 나영석 PD는 "푹 잠들고 싶은 금요일 밤, 불 끄고 보다가 조용히 잠들기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 보통 마음을 편하게 하는 소리나 영상 따위를 뜻한다.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에선 책을 넘기는 소리나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등을 들려주는 이들이 인기를 끈다. 잠을 잘 때 유튜브로 빗소리를 들어야 잠이 온다는 사람, 집중이 필요할 때 밀가루 반죽을 휘젓는 소리를 들어야 책상에 앉을 수 있다는 이도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말이지만 소리 속엔 감출 수 없는 진정(眞情)이 담겨 있다. 어머니는 갓난아이의 울음소리로 아이의 상태를 알아채고, 대마를 쫓는 기사는 상대의 돌 놓는 소리로 대국의 운명을 점친다. 오늘은 어떤 소리를 듣고 어떤 소리를 냈을까. 내 몸짓이 누군가의 ASMR이 될 순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