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미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2일(현지 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북핵 문제보다 더 큰 외교적 현안은 없다"며 "(미국이) 과거와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를 외교 1순위에 두고, 단계적 비핵화 방식이 아닌 '일괄타결식' 북핵 해법을 속전속결로 관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미·북 정상회담 후 6개월~1년 안에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국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 등에서 "국무부에 수십 년 묵은 위협인 북핵 문제보다 더 큰 외교적 임무는 없다"며 "북한 정권에는 (핵 문제가 미국보다) 더 큰 중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핵 문제가 북한에 더 중요하다는 것은, 만일 이 문제를 푸는 데 실패할 경우 북한 정권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국무부는 성공적으로 전 세계가 북한과의 관계를 끊도록 했고 북한에 큰 영향을 끼친 제재를 부과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포함해 외교적인 노력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CIA의 북한과의 과거 협상(기록)에 대해 읽었고, 우리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 자신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장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나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보상만 챙기고 파기한 2005년 9·19 공동성명 등의 과거 협상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북한 핵·미사일 완전 포기와 이에 대한 보상을 묶어 속전속결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이뤄내겠다는 뜻이다.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북한이 시간끌기로 나올 경우 말려들지 않고 즉각 협상을 끝내고 다른 응징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국장은 국무장관에 취임 전이지만 현재 CIA팀을 이끌면서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북한과의 사전협상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대북 제재 동참에 감사한다"면서도 "중국은 훨씬 더 해야 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자신이 강경파로 분류된다는 주장에 대해 "젊은이들을 전쟁에 보내는 것보다 끊임없는 외교로 대통령의 외교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게 더 좋다"며 "전쟁은 항상 마지막 수단"이라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세계를) 리드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미국이 민주주의와 번영, 인권 문제에 앞장서지 않는다면 누가 하겠느냐"고 했다. 이 언급을 보면 향후 미·북 정상회담과 후속조치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적극 내세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이란 핵합의 등에 대해서도 "이란은 지금껏 위험한 행동에 대해 너무 낮은 가격을 지불했다"며 "이란 핵확산 위협은 현실이며 동맹국들과 함께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