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부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에 들어갑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세라 머리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 다시 각오를 다졌다. 남북 단일팀의 평창올림픽 성적은 5전5패. 8개 팀 중 최하위였다.
이로부터 한 달여 뒤 대표팀은 한층 강해진 모습이었다. 대표팀(세계 랭킹 17위)은 12일 세계선수권 디비전 1그룹B(3부 리그) 경기에서 이탈리아(18위)를 3대2로 제압했다. 1―2로 뒤지던 3피리어드 종료 2분 57초를 남기고 랜디 희수 그리핀의 동점골이 터졌고, 이후 박채린이 짜릿한 역전골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이탈리아는 4년 전만 해도 한국보다 한 수 위 실력을 보여준 강팀이었다. 한국은 2014년 세계선수권 디비전 2그룹A(4부 리그)에서 이탈리아에 1대3으로 패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2점 차로 진 게 다행일 정도로 이탈리아 선수들의 개인 스케이팅 기술과 패스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우승을 차지해 3부 리그로 승격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한국 선수들은 180도 달라졌다. 그 중심엔 한국 아이스하키 희망으로 불리는 '3인방'이 있다. 수비수 김세린(18), 박채린(20), 공격수 최지연(20)이다. 김세린·박채린은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아 협회 후원을 통해 지난 2015년 캐나다 유학까지 다녀왔다. 특히 고등학생 김세린은 수비수지만 이탈리아전까지 3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공수에서 전천후로 활약했다. 박채린·최지연도 각각 1골·1어시스트로 이번 대회에서 눈에 띄는 기량을 선보였다. 대표팀 주장 박종아(22)는 "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며 "자극을 받은 어린 선수들이 매일 이 악물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